베트남 호치민시를 거닐다 보면 많은 한국인들이 가장 당황스러워하는 장면 중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오토바이가 인도 위를 달리는’ 모습입니다. 분명히 인도는 보행자 전용 공간인데, 수많은 오토바이들이 아무렇지 않게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지나갑니다. 심지어 횡단보도가 아닌 곳에서도 보행자를 피하며 위협적으로 주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베트남 현지 언론인 뚜오이쩨(Tuổi Trẻ) 뉴스에 따르면, 이런 보도 위 주행 행위는 여전히 호치민 곳곳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를 단속하기 위한 강력한 벌금 규정도 이미 시행 중이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왜 이런 행태가 사라지지 않는 걸까요?
처벌 강화에도 사라지지 않는 인도 위 주행
호치민시 당국은 2025년 1월 1일부터 새롭게 개정된 교통법령 '168호령(Decree 168)'을 시행하며, 보도 주행에 대해 최대 **600만 동(한화 약 30만 원)**까지의 벌금을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이전보다 10배 이상 높아진 수치입니다. 그만큼 시 당국도 인도 위 오토바이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벌금은 단순히 위협적인 주행뿐 아니라, 보행자 안전과 도시 미관을 해치는 요소로 작용하는 오토바이의 보도 주행을 근절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됐습니다. 경찰은 감시 카메라와 현장 단속을 병행하며 실시간으로 위반자들을 식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출퇴근 시간대가 되면 도로가 막히자 기다리기 싫은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보도로 올라와 시민들 사이를 빠르게 통과해갑니다. 심지어 일부 도로에서는 경찰이 근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 않게 인도로 주행하는 오토바이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왜 시민들은 인도 주행을 계속할까?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인도로 올라서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심각한 교통 체증입니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에는 주요 간선도로에서 차들이 거의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막힙니다. 이럴 때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정체된 도로 대신 보도로 우회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둘째는 단속의 불균형입니다. 공식적으로는 벌금이 강화되었고 단속도 상시 운영되고 있다고 하나, 실제 단속이 이뤄지는 지역은 제한적입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단속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으며, 이런 허점을 잘 아는 운전자들은 마음 놓고 보도로 주행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사회적 인식 부족입니다. 많은 시민들이 인도 주행을 ‘위법’이라기보다는 ‘당연한 생존 방식’ 정도로 인식합니다. 따라서 행위 자체에 죄책감이 없고, 주변 보행자들 역시 이런 상황에 익숙해져 무기력하게 반응합니다.
결국 벌금 강화만으로는 시민들의 행동 양식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인 셈입니다.
교통문화 개선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 필요
호치민시는 베트남 최대의 도시이자 경제 중심지로, 매년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과 교민들이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그만큼 도시의 교통 시스템과 시민의식은 도시 이미지에 큰 영향을 줍니다.
보도 위 오토바이 주행 문제는 단순한 교통 위반을 넘어서 보행자 안전 문제, 도시 품격 문제, 그리고 관광객 인식 문제로까지 확대됩니다.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가 보도를 안전하게 걷지 못하는 상황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제는 벌금이나 단속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시민 교통 교육과 문화 인식 개선 캠페인, 그리고 효율적인 대중교통 시스템 확충 등 보다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경찰력의 고른 배치와 상시 단속 체계를 실질적으로 운영하여, 시민들이 “인도로 달리면 안 된다”는 경각심을 느끼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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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에 거주하시거나 여행 예정이신가요?
이 도시의 매력은 무궁무진하지만, 오토바이 문화는 여전히 주의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보행 중에는 항상 주변을 살피고, 교차로나 혼잡 지역에서는 특히 조심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